2017.03.30 17:19

바퀴벌레 자살하다

조회 수 16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퀴벌레 자살하다 / 성백군

 

 

죽었다

아침에 보니

식탁 위 물그릇에 담가놓은 꿀단지 앞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 자살했다

우리도

단것만 좋아하다 보면

저리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법

누가 밀어 넣은 게 아니다

밤새도록 단지 뚜껑을 핥으며 애쓰다가

()이 넘쳐서 스스로 뛰어든 것일 게다

 

단것이 꿀뿐이겠는가

부도, 명예도, 권세도, 기호도, 무엇이든

욕심이 과한 자에게는 다 단것이 되는 것을

자살한 것은 바퀴벌레만이 아니다

체면과 도덕과 윤리와 양심을 잃어버린

사람들 안에 있는 또 다른 사람

나에게는 없는가?

바퀴벌레, 그 주검이 징그럽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1 눈[目]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3.31 139
330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8 138
329 무릉도원 1 유진왕 2021.07.30 138
328 멕시코 낚시 1 유진왕 2021.07.31 138
327 결실의 가을이 강민경 2016.11.01 137
326 배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23 137
325 그대인가요! – 김원각 泌縡 2020.04.08 137
324 겨울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17 137
323 삽화가 있는 곳 2 김사빈 2023.05.14 137
322 나는 시를 잘 알지 못합니다 file 유진왕 2022.07.05 136
321 연緣 / 천숙녀 2 file 독도시인 2021.05.23 136
320 그녀를 따라 강민경 2015.06.14 136
319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6.05.17 136
318 담쟁이 그녀/강민경 강민경 2018.09.10 136
317 풀잎의 연가 강민경 2019.01.18 136
316 커피 향/강민경 강민경 2019.02.28 136
315 풍경(風磬)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22 136
314 어머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0 136
313 순수 1 young kim 2021.03.20 136
312 사람 잡는 폭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25 136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