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8 02:17

나쁜엄마-고현혜

조회 수 19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가 있는 아침] 나쁜 엄마

나쁜 엄마
-고현혜(1964~) 


이런 엄마는 나쁜 엄마입니다.
 
뭐든지 맛있다고 하면서 찬밥이나 쉰밥만 드시는
옷이 많다고 하면서 남편의 낡은 옷까지 꿰매 입는
아픈 데가 하나도 없다고 하면서 밤새 끙끙 앓는 엄마.  
 
한평생 자신의 감정은 돌보지 않고
왠지 죄의식을 느끼며
낮은 신분으로 살아가는 엄마.  
(…)
자식을 위해 모두 헌신하고
더 줄 게 없어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뜬 채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엄마는 정말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
난 여러분께 나의 나쁜 엄마를 고발합니다. 



고현혜, 타냐 고 시인은 미국 LA에 사는 코리안 아메리칸 1.5세 시인이다. 어릴 때 미국에 이민 가서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시를 쓴다.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그리움이 많다. 재작년 서울에 왔을 때 타냐의 시에 나오는 ‘나쁜 엄마’는 사실 우리 한국인이 생각하는 희생적인 ‘좋은 엄마’가 아니냐고 말하고 웃었다. 정말 왜 우리는 늘 자식들에게 죄의식을 느끼는 거지? 그들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이 험한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게 미안해서 늘 죄의식을 느끼는 거 아닐까? 20세기식 엄마는 이제 가도 좋으련만.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나쁜 엄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9 바람구멍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28 210
688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09
687 분수대에서 성백군 2015.02.25 209
686 두개의 그림자 강민경 2017.09.16 209
685 겨울 문턱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03 209
684 영원한 친구라며 그리워하네! / 김원각 泌縡 2020.09.25 209
683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208
682 봄 날 이일영 2014.03.21 207
681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207
680 봄기운 : (Fremont, 2월 26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1 207
679 단추를 채우다가 강민경 2016.12.18 207
678 너의 유혹에 빨려드는 나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6.12 207
677 화장 하던날 1 young kim 2021.02.11 207
676 바위가 듣고 싶어서 강민경 2015.04.15 206
675 신(神)의 마음 작은나무 2019.03.29 206
674 뭘 모르는 대나무 강민경 2015.04.30 205
673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5
672 해 돋는 아침 강민경 2015.08.16 205
671 풀꽃, 너가 그기에 있기에 박영숙영 2017.09.29 205
670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5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