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2 09:51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조회 수 2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의 각도
                               강민경

딸 출산일이 늦어짐을 따라
혼자 먹는 밥상머리에서 주춤거릴 그이에게 가는
그리움의 각도가 있습니다

한여름 펄펄 끓는 신열 같은
꽁꽁 얼어붙은 동장군 같은, 변덕쟁이들
각자의 수평을 주장하는 틈으로
기척 없이 배어든 자아의 조용함으로
제 목소리 낮출 줄 모르는 바닷물의 소리로
다가오고, 다가가는, 길고도 짧아 뵈는
차이이지요, 마음 상하면

아이고 저 꼴통 어디에 쓸고 라며, 탄식하는
내 안에 푸념들을 순식간에 아주 순간적으로
날려 보내는, 사실은
든든한 서로의 주장, 그에게만 통하는
나에게만 더 무거워 뵈는
사랑이란 이름의 멍에입니다

어찌어찌 사랑을 알았을 때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지요, 라고
반문하면 ‘그걸 알아 뭘 하려고’ 버럭 화난 것처럼
속을 뒤집어 보이지 않는, 어디에도 나는 없지만
우리가 오늘은 왜, 딸 앞으로 뒤로 내달리며
서로의 음성을 더듬고 있는지!
혼자서 받은 밥상만이 깨우쳐 주는 깊디 깊은
믿음의 소산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9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03 241
208 살아 있음에 강민경 2016.02.26 242
207 너무 예뻐 강민경 2017.10.14 242
206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강민경 2019.02.16 242
205 천고마비 1 유진왕 2021.08.01 242
204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43
203 새 냉장고를 들이다가/강민경 강민경 2019.03.20 243
202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강민경 2016.10.01 244
201 낙원동에서 강민경 2014.02.23 245
200 옛 생각 나서 찾는 바다 / 김원각 泌縡 2020.07.29 245
199 위, 아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15 245
198 비빔밥 2 성백군 2015.02.25 246
197 당신의 소신대로 강민경 2015.03.15 246
196 고무풍선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22 246
195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12 247
194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24 247
193 자질한 풀꽃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23 247
192 해를 물고 가는 새들 강민경 2014.07.02 248
191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48
190 시 / 바람 3 son,yongsang 2017.09.04 248
Board Pagination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