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9 07:18

죽은 나무와 새와 나

조회 수 4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파란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면
잔가지도 흔들렸는데
죽은 나뭇가지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거칠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
꼼짝 않는 새 한 마리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보드라운 깃털 살랑살랑
활짝 열린 날갯짓
잠자는 잔가지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그렇구나
죽은 나무를 살리고 싶은 거였어
산 나무도 새를 품지 못하면 죽은 나무라고
죽은 나무를 흔들어 깨우는 새
죽은 나무를 깨우고 싶어하는 새나
이 풍경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 나나

바람을 등에 업고 살아
검고 앙상한 뼈 드러내고도 잘 견디면
생불 하는 세상
풍파에 흘러내린 내 어깨도
죽은 나무에
생명을 나눠 주는 새처럼
바람을 껴안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 고난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16 101
25 돌아온 탕자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23 72
24 조각 빛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4.01.30 123
23 인생에 끝은 없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06 109
22 나목의 열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13 102
21 몸살 앓는 닦달 시대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20 102
20 낙엽의 은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27 75
19 정월 대보름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3.05 67
18 꽃들의 봄 마중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3.12 95
17 밀당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3.20 79
16 날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3.26 85
15 4월에 지는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02 101
14 기성복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09 130
13 빈집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16 123
12 자질한 풀꽃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23 247
11 홍시-2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30 161
10 개 목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07 80
9 꽃은 다 사랑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14 52
8 그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22 43
7 호수 위에 뜨는 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28 58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