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9 07:18

죽은 나무와 새와 나

조회 수 46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파란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면
잔가지도 흔들렸는데
죽은 나뭇가지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거칠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
꼼짝 않는 새 한 마리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보드라운 깃털 살랑살랑
활짝 열린 날갯짓
잠자는 잔가지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그렇구나
죽은 나무를 살리고 싶은 거였어
산 나무도 새를 품지 못하면 죽은 나무라고
죽은 나무를 흔들어 깨우는 새
죽은 나무를 깨우고 싶어하는 새나
이 풍경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 나나

바람을 등에 업고 살아
검고 앙상한 뼈 드러내고도 잘 견디면
생불 하는 세상
풍파에 흘러내린 내 어깨도
죽은 나무에
생명을 나눠 주는 새처럼
바람을 껴안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 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07 105
148 당신의 당신이기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2 105
147 사막의 돌산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30 105
146 도미를 구워야 것다 1 file 유진왕 2021.08.04 105
145 동네에 불이 났소 1 file 유진왕 2021.08.12 105
144 길가 풀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2.07 105
143 겨울바람 하늘호수 2017.02.19 104
142 가을, 수작 떨지 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27 104
141 파리의 스윙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6.22 104
140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유진왕 2021.07.28 104
139 몸살 앓는 닦달 시대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20 104
138 모둠발뛰기-부부는일심동체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6.15 103
137 9월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9.10 103
136 낙화(落花) 같은 새들 강민경 2017.04.30 103
135 벌과의 동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2 103
134 코로나 현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2 103
133 윤장로, 건투를 비오 1 file 유진왕 2021.08.06 103
132 아스팔트 포장도로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29 103
131 나목의 열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13 103
130 4월에 지는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02 102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