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1 18:56

얼룩의 초상(肖像)

조회 수 20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얼굴이 화끈거린다
레이저로
까만 점을 지우고 검버섯을 긁은 자국에
열꽃이 피었다

어언 70년을 살아온
삶의 흔적인
겉으로 당하고 속으로 삭인 얼룩을
돈 몇 푼 주고 지우려 했다고
피부가 성질을 내고 있다

아리고, 쑤시고,
상처 자국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나 챙겨주려는 아내의 성화가 고마워서
평생 화장품 하나 사주지 못한 내 무심함이 미안해서
생전 처음 가보는 미용실에서
남의 여자의 손에 단단히 꼬집혔다
마치, 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그동안
미워하고 욕하고 비난하고 억지 쓰며 싸운
허물과 죄들이
지워지느라 다닥다닥 딱지가 붙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좋아하며 깨끗해지기를 기대하는
환하게 웃는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621 - 0814201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9 (동영상시) 어느 따뜻한 날 One Warm Day 차신재 2016.12.01 74710
988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56
987 6월의 언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16 797
986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이승욱 2014.03.26 699
985 4월의 시-박목월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2 698
984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오연희 2016.02.01 623
983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590
982 장미에 대한 연정 강민경 2013.12.26 560
981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차신재 2015.08.20 557
980 늦가을 빗길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11.08 556
979 듬벙 관람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10 541
978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오연희 2015.10.01 537
977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차신재 2015.09.01 532
976 찔래꽃 향기 성백군 2014.07.11 518
975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하늘호수 2016.05.02 518
974 산 닭 울음소리 성백군 2014.06.23 505
973 2월의 시-이외수 file 미주문협 2017.01.30 466
972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2014.05.19 465
971 외로운 가로등 강민경 2014.08.23 460
970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5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