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49 | 시 | 단풍잎 예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10.15 | 228 |
348 | 시 | 단풍잎 꼬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1.21 | 151 |
347 | 시 | 단풍은 가을 단풍이라야 단풍이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8.26 | 92 |
346 | 시 | 단풍든 나무를 보면서 | 강민경 | 2019.10.11 | 110 |
345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280 |
344 | 시 | 단풍 낙엽 – 2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2.19 | 208 |
343 | 시 | 단풍 낙엽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9.07.16 | 354 |
342 | 시 | 단풍 값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1.16 | 145 |
341 | 시 | 단추를 채우다가 | 강민경 | 2016.12.18 | 207 |
340 | 시 | 단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7.05 | 235 |
339 | 시 |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 강민경 | 2019.05.04 | 69 |
338 | 시 | 다시 찾게 하는 나의 바다여 - 김원각 | 泌縡 | 2020.05.25 | 116 |
337 | 시 | 다시 돌아온 새 | 강민경 | 2015.09.26 | 115 |
336 | 시 | 님께서 멀리 떠날까 봐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20.01.16 | 107 |
335 | 시 | 늦깎이 1 | 유진왕 | 2021.07.29 | 118 |
334 | 시 | 늦가을 잎 , 바람과 춤을 | 강민경 | 2019.10.25 | 130 |
333 | 시 |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2.08 | 181 |
332 | 시 | 늦가을 빗길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2.11.08 | 556 |
331 | 시 | 늦가을 땡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2.22 | 140 |
330 | 시 | 늙은 등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1.14 | 1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