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6 08:44

윤장로, 건투를 비오

조회 수 102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윤장로, 건투를 비오 >

 

 

윤장로 왈

도둑괭이 새끼들 처마밑에 들였더니

젖도 빨고 밥을 먹기 시작한다고

거 좋은 일이지

 

그런데 6개월만 기다리시게

그 새끼들이 또 새끼를 낳고

그 새끼의 새끼들이 또 새끼를 낳고

자네 집은 풍성한 집안이 될 것일세

삼가 건투를 비네

 

내가 어렸을 제

거금을 주고 비둘기를 한쌍 구하지 않았겠소

사과 상자로 근사한 집을 지어서

처마밑에 정성스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지

양식도 귀할 땐데

아껴두었던 콩으로 포식을 시키고

 

얼마 안 있어서 알을 두개 낳고

예쁜 새끼를 까더라구

흐뭇하고 대견스럽고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수다

아, 이놈들이 틈만 나면 새끼를 까요

아주 살판 났어

두달만 크면 그 놈들도 알을 낳고

아주 부대가 되고

금새 수십여 마리가 되더이다

 

온 집이 비둘기 똥에

여기저기 날리는 잔 털에

게다가 옆 집 콩밭을 요절을 냈대나 어쨌대나

학교 갔다 왔더니

모두의 시선이 바늘끝이야

나 참 혼났네

 

아무쪼록, 윤장로, 건투를 비오

 

 

 

 

Unknown.jpeg

 

 
  • ?
    독도시인 2021.08.06 14:33
    아, 이놈들이 틈만 나면 새끼를 까요
    아주 살판 났어
    두달만 크면 그 놈들도 알을 낳고
    아주 부대가 되고
    금새 수십여 마리가 되더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6 나목(裸木) - 2 하늘호수 2017.11.03 269
145 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2 270
144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오연희 2016.11.30 271
143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72
142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3
141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4
140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75
139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76
138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76
137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76
136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78
135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8
134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79
133 저 하늘이 수상하다 성백군 2014.08.07 280
132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80
131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강민경 2013.12.03 282
130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82
129 새들은 의리가 있다 강민경 2014.07.21 283
128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5
127 이국의 추석 달 하늘호수 2017.10.07 285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