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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려무나 >

 

 

열두살배기 우리 벨라

새색시처럼 화사하고

양털처럼 곱기만 하더니

세월 못 이기나 보네

 

너무너무 곱다며

아들 녀석이 덥썩 데려오더니만

한 해도 못 돼서

결국은 내 차지가 되었지

인생이나 견생이나 다 그런거지 뭘

 

언제나 주인이 날 다시 데려갈려나

늘 손꼽아 기다리는 삶

다른 녀석들 텃세에

물끄러미 처다만 보다가 고개 돌리고

할 말 많은 삶을 사는 게

어쩌면 우리네 하고 똑 같냐…

 

유난히 충직하고 점잖고

늘 배려하는 모습

맑디 맑은 눈으로 말하는 

영혼의 소리에

난 멋적어 하며 배운다

 

근래 들어 이상한 버릇

잠 자리에 들 때마다

침대 밑 발치에서 꼭 내게 건너와

인사를 건네고야 자리에 눕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는 알지

 

사람 못 된 거는 짐승만도 못하다더니

그건 뭘 모르는 사람이 한 얘기

너 만큼만 충직하고 진실하고

아무 조건 없이 사람을 그리 반기면

세상 모두가 친구하자고 줄을 서겠지

 

외려 내가 고맙다

널 만난 게 복이지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려무나

품에 안고서 감겨 때까지

  • ?
    독도시인 2021.08.29 13:00
    사람 못 된 거는 짐승만도 못하다더니
    그건 뭘 모르는 사람이 한 얘기
    너 만큼만 충직하고 진실하고
    아무 조건 없이 사람을 그리 반기면
    세상 모두가 친구하자고 줄을 서겠지

    외려 내가 고맙다
    널 만난 게 복이지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려무나
    품에 안고서 눈 감겨 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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