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8 02:59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조회 수 2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 쉬는 값 

  

                     고현혜(Tanya Ko) 

  

 

 

 

  거실 천장까지 쌓여 있는 나무를  

 

   벌거숭이 나무가 마루가 되려면 

 

  드는 돈도 시간도 엄청나대 

 

  기다란 생참나무 뻗어 있는 모양 

  아—―  죽은 코끼리가 누워 있는  같아 

 

   남자  소리로 말하길 

   나무가 제대로  마루가 되려면 

    온도에 먼저 자기  온도를 맞추어야 한다는 거야 

 

  그런데 나무가 숨을 쉬지 않는 거야 

 

  일주일이 가고 

 

   달이 가고 

 

   남자 매일 와서 

 

  어깨에 힘을 주고 힐끔 힐끔 

  나무 온도만 재는 거야 

  

   쉬지 않은  참나무를 보면 

  내가 숨이 막혀 오는 거야 

  쓸모없는, 버림받은……

 

  보내야   

 

   생각을 말하고 싶어 

  거짓으로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착한 척—― 

  참한 여자는 자기생각을 말하지도, 

  남자에게 자기주장을 펼치지도 않는 거라고 

  

  도대체  쉬는 값이 얼마야 

 

  웹진 『시인광장』 2016 7월호 발표

   ​​ ​​​​​  


고현혜 (Tanya Ko) 시인

 

1993년 《한국시》로 등단. 안티오크 대학에서 문예창작 석사.

시집으로 영한시집 『일점 오세』,  영시집 Yellow Flowers on a Rainy Day』와

시집 『나는 나의 어머니가 되어』가 있음.

영시 「Comfort Woman" Women's National Book Association」가 2015년 영예의 시 선정됨.

현재 미국 거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8 결실의 가을이 강민경 2016.11.01 146
277 시끄러운 마음 소리 강민경 2016.10.28 266
276 날마다 희망 하늘호수 2016.10.27 132
275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319
274 물에 길을 묻다 강민경 2016.10.20 240
273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강민경 2016.10.11 277
272 멸치를 볶다가 하늘호수 2016.10.10 346
271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61
270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강민경 2016.10.01 257
269 近作 詩抄 2題 son,yongsang 2016.09.30 287
268 꽃 속에 왕벌 하늘호수 2016.09.28 225
267 생각은 힘이 있다 강민경 2016.09.25 159
266 철새 떼처럼 강민경 2016.09.19 175
265 2 하늘호수 2016.09.17 327
264 화려한 빈터 강민경 2016.09.07 282
263 들꽃 선생님 하늘호수 2016.09.07 238
262 새들도 방황을 강민경 2016.08.24 280
261 구름의 득도 하늘호수 2016.08.24 190
260 시 어 詩 語 -- 채영선 채영선 2016.08.19 142
259 목백일홍-김종길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363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