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7 | 시 | 초고속 사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4.10 | 183 |
116 | 시 | 누구를 닮았기에/강민경 | 강민경 | 2015.04.05 | 403 |
115 | 시 |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 강민경 | 2015.03.31 | 325 |
114 | 시 | 무명 꽃/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3.27 | 355 |
113 | 시 |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강민경 | 강민경 | 2015.03.26 | 335 |
112 | 시 | 복숭아꽃/정용진 | 정용진 | 2015.03.24 | 232 |
111 | 시 | 바람의 필법/강민경 | 강민경 | 2015.03.15 | 361 |
110 | 시 | 당신의 소신대로 | 강민경 | 2015.03.15 | 251 |
109 | 시 | 날 붙들어? 어쩌라고? | 강민경 | 2015.03.15 | 273 |
108 | 시 | 나비의 변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3.15 | 257 |
107 | 시 | 초록만발/유봉희 1 | 오연희 | 2015.03.15 | 211 |
106 | 시 | 연가(戀歌.2/.秀峯 鄭用眞 | 정용진 | 2015.03.07 | 172 |
105 | 시 | 봄비.2 1 | 정용진 | 2015.03.07 | 155 |
104 | 시 | 낙화.2 | 정용진 | 2015.03.05 | 220 |
103 | 시 | 분수대에서 | 성백군 | 2015.02.25 | 219 |
102 | 시 | 비빔밥 2 | 성백군 | 2015.02.25 | 251 |
101 | 시 | 언덕 위에 두 나무 | 강민경 | 2015.01.25 | 291 |
100 | 시 | 슬픈 인심 | 성백군 | 2015.01.22 | 202 |
99 | 시 | 담쟁이에 길을 묻다 | 성백군 | 2014.12.30 | 293 |
98 | 시 | 12월의 결단 | 강민경 | 2014.12.16 | 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