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


                                               이채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뿌리일 게다
뿌리가 빛을 탐하더냐
행여라도 내 삶의 전부가
꽃의 표정이라고는 생각하지 마


꽃이 필 때까지
나는 차가운 슬픔의 눈물이었어
잎이 돋을 때까지
나는 쓰라린 아픔의 몸무림인 걸


알고 있니
나무가 겨울일 때
뿌리는 숨결마저 얼어붙는다는 걸
꽁꽁 얼어버린 암흑 속에서
더 낮아져야 함을
더 깊어져야 함을 깨닫곤 하지


힘겨울수록
한층 더 강인해지는 나를 발견해
그 어떤 시련도
내 꿈을 빼앗아가진 못하지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분명 뿌리일 게다
뿌리가 흙을 탓하더냐
다만 겨울을 견뎌야 봄이 옴을 알 뿐이지 


*이채 시인: 55세. 제 8 시집 ‘’중년의 고백‘’으로 세종도서 문학부문에 선정됨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6 외로운 가로등 강민경 2014.08.23 459
225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321
224 용서를 구해보세요 김원각 2 泌縡 2021.02.28 196
223 우듬지 나뭇잎처럼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4.14 128
222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03 159
221 우리 둘만의 위해 살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7.15 126
220 우리 모두가 기쁘고, 행복하니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07 70
219 우리는 마침내 똑같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17 105
218 우리들의 애인임을 강민경 2019.01.26 178
217 우린 서로의 수호천사 강민경 2015.05.05 264
216 우수(雨水)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03.03 252
215 운명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25 86
214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8 134
213 울타리가 머리를 깎았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14 134
212 원죄 하늘호수 2020.04.21 150
211 월드컵 축제 성백군 2014.06.26 138
210 위, 아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15 243
209 유실물 센터 강민경 2015.07.24 335
208 유월의 향기 강민경 2015.06.20 315
207 유쾌한 웃음 성백군 2014.08.31 163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