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07 20:55

화려한 빈터

조회 수 2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화려한 빈터/강민경

 

 

내가 갓 태어나

화려한 빈터 하나를 채웁니다

첫 웃음을 배운 백일을 맞아

아비와 어미의 가슴에

사랑의 불을 지르는 일

한순간이라도 떨어질 수 없는

혈육이라는 질긴 인연의 시작입니다

 

유치원으로부터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나면

반듯한 사회인으로 네 자리 찾아가라며

화살표 없는 길에 세워진 때부터

온실 밖의 나는 혼자, 홀가분해진

세상이 얼마나 외롭고 팍팍한가를

배우는 일

결혼하고 자식 낳아 외로움을

지우는 동안 보이지 않던

내 부모님의 화려한 빈터가

내게도 있음을 깨닫는 일생을 배웁니다

 

빈손으로 시작하여 영원으로 이어질

이 화려한 빈터 중에 하나

나로부터 시작하고 내 뒤까지

펼쳐질 끝 없는

내일은 공평한 질서 가운데

존재하는

나의 자족이며 진실입니다

무슨 무슨 비밀이라도

순리의 이치에 합한

자연스러운

응답에 유력한 개개인으로

채워진 빈터라는 것을

확인하는 평생을 깨웁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1 여기에도 세상이 강민경 2015.10.13 127
730 꽃의 화법에서 강민경 2017.04.20 127
729 사랑의 선물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24 127
728 성질을 팝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6.22 127
727 달빛 사랑 하늘호수 2016.01.20 128
726 풋내 왕성한 4월 강민경 2017.04.06 128
725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28
724 포스터 시(Foster City)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30 128
723 모퉁이 집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14 128
722 장맛비의 성질/강민경 강민경 2019.10.09 128
721 우리 둘만의 위해 살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7.15 128
720 글쟁이 3 유진왕 2021.08.04 128
719 하나에 대한 정의 강민경 2019.07.26 129
718 일상에 행복 강민경 2019.11.09 129
717 어둠에 감사를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1.23 129
716 봄,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28 130
715 늦가을 잎 , 바람과 춤을 강민경 2019.10.25 130
714 간직하고 싶어 泌縡 2020.11.03 130
713 꽁지 떼어먹힌 도마뱀(Chameleon) - 김원각 泌縡 2020.11.19 130
712 C, S, ㄱ, ㄹ. 의 조화(調和)/김원각 泌縡 2020.12.22 130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