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30 17:19

바퀴벌레 자살하다

조회 수 16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퀴벌레 자살하다 / 성백군

 

 

죽었다

아침에 보니

식탁 위 물그릇에 담가놓은 꿀단지 앞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 자살했다

우리도

단것만 좋아하다 보면

저리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법

누가 밀어 넣은 게 아니다

밤새도록 단지 뚜껑을 핥으며 애쓰다가

()이 넘쳐서 스스로 뛰어든 것일 게다

 

단것이 꿀뿐이겠는가

부도, 명예도, 권세도, 기호도, 무엇이든

욕심이 과한 자에게는 다 단것이 되는 것을

자살한 것은 바퀴벌레만이 아니다

체면과 도덕과 윤리와 양심을 잃어버린

사람들 안에 있는 또 다른 사람

나에게는 없는가?

바퀴벌레, 그 주검이 징그럽다

 


  1. 10월이 오면/ 김원각-2

  2. 가슴으로 찍은 사진

  3. 가을 총총 / 성백군

  4. 왜 화부터 내지요

  5. 건널목 / 성백군

  6. 토순이

  7. 까치밥

  8. 어머니의 마당 / 성백군

  9. 뜨는 해, 지는 해

  10. 멈출 줄 알면

  11. 파도

  12. 오월

  13. 석양빛

  14. 아!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 김원각

  15. 여행-고창수

  16. 폴짝폴짝 들락날락

  17. 새해 인사 / 필재 김원각

  18. 정월 대보름 / 필재 김원각

  19. 어미 새의 모정 / 김원각

  20. 홍시-2 / 성백군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