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1 13:10

나를 먼저 보내며

조회 수 21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를 먼저 보내며/강민경

 

 

       사철 구분 뚜렷함 없이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떨어져 눕는

       하와이, 나뭇잎들도

       옷 갈아입을 때는 안다

 

       그들에게도 겨울은 온다고

       노란 나뭇잎 떨어뜨려

       사람들이, 저를 밟고 걷는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똑같은 소리로

       한국의 단풍 길을 연상케 한다

 

        내가

       어머니 곁에 있겠다고 고집부릴 때

       나를 먼저 보내며 곧 따라오시겠다

       달래시고 하염없이 손 흔들어

       길을 터 주신 그분과 같이

       나무도

       제 살점을 그렇게 떨구어 내겠지!

       가을이면 새로 올 생명을 위해

       먼저 보내고 뒤따르며 감내한

       벗어버릴 수 없는 희생은

 

       허무하고 서운하고 슬픈

       운행(運行) 같지만

       지구의 행복은 더욱, 빛나고

       거룩한 삶인 것이 분명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7 마음자리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2.15 217
266 가을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8 217
265 알러지 박성춘 2015.05.14 218
264 환생 강민경 2015.11.21 218
263 억세게 빡신 새 성백군 2013.11.21 219
262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오연희 2016.07.08 220
261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강민경 2016.01.26 221
260 가을 퇴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9 221
259 금단의 열매 1 유진왕 2021.07.25 221
258 그늘의 탈출 강민경 2014.10.04 222
257 입춘(立春) 하늘호수 2017.02.15 222
256 들꽃 선생님 하늘호수 2016.09.07 222
255 밑줄 짝 긋고 강민경 2019.08.17 222
254 입춘대길(立春大吉)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08 222
253 낯 선 승객 박성춘 2015.06.15 223
252 듣고 보니 갠찮다 강민경 2019.04.10 223
251 옥양목과 어머니 / 김 원 각 泌縡 2020.05.09 223
250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24
249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224
248 정용진 시인의 한시 정용진 2019.05.17 224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