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내의 흰 머리카락 / 성백군

                               

                                

거울 속 자기 모습 들여다보며

흰 머리카락 뽑는다고

생 머리카락 뽑는 아내가 안쓰러워

등 두드려 무릎 위에 누이고 머리카락 속 해쳐본다

 

한 올 한 올 골라내어 뽑다가, 문득

흰 머리카락이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어 미안해 져서

하나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뽑는다마는

이미 너무 많아 다 뽑을 수 없고

더러는너무 깊어 끊어진다

 

지울 수 없는 것, 지워지지 않는 것들이

상쳐 뿐이랴

육십이 다 되어도 까만 머리 그대로면

우리가 어찌 부부라 할 수 있으랴

 

함께한 세월은

상처도 오래되면 정이 드는 것을

그 사이 아내는 순한 잠에 빠지고

나는 야

아내의 흰 머리카락을 뽑든지 말든지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0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85
689 경칩(驚蟄) 하늘호수 2017.03.07 184
688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8
687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103
686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45
685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60
684 거룩한 부자 강민경 2017.04.01 164
683 풋내 왕성한 4월 강민경 2017.04.06 127
682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28
681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93
680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20
679 꽃의 화법에서 강민경 2017.04.20 125
678 티눈 하늘호수 2017.04.21 152
677 진실은 죽지 않는다/(강민선 시낭송)밑줄긋는 여자 박영숙영 2017.04.25 177
676 2017년 4월아 하늘호수 2017.04.26 122
675 낙화(落花) 같은 새들 강민경 2017.04.30 104
674 봄이 왔다고 억지 쓰는 몸 하늘호수 2017.05.02 123
673 생각이 짧지 않기를 강민경 2017.05.05 115
672 나쁜엄마-고현혜 오연희 2017.05.08 193
671 오월 하늘호수 2017.05.09 158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