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웃음 / 성백군
카스코 식당 테이블 위에
피자 한 조각과 핫도그 두 개를 올려놓고
두 여자가 서로 다툰다
시어머니는 줄려고 하고
며느리는 안 받으려고 하고
종이 돈 한 장이 두 여자의 손을 건너다니며
몸살을 앓는다.
손자인 듯, 옆에 있던
열서너 살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할머니, 그럼 나 할래요.’ 하며
손을 내미는데
시어머니는 그래도 되겠느냐며
며느리 눈치를 살핀다
번개보다 빠르게 아들을 밀치고
독수리가 병아리 채가듯 확!
시어머니 손에서 며느리 주머니 속으로
직행하는 십 불짜리
동시에 터지는 시어머니의 웃음
연이어 따라 나오는 며느리의 웃음
두 여자의 웃음소리가
식당 가득한 사람들 사이 사이를
까르르 까르르 굴러다닌다.
615 - 07142014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87 | 시 | 그리움 | 강민경 | 2019.04.26 | 345 |
486 | 시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백(4)- | 작은나무 | 2019.04.27 | 171 |
485 | 시 | 그만 하세요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4.30 | 197 |
484 | 시 |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 강민경 | 2019.05.04 | 69 |
483 | 시 | 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07 | 103 |
482 | 시 | 터널 | 강민경 | 2019.05.11 | 153 |
481 | 시 | 모퉁이 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14 | 124 |
480 | 시 | 그만큼만 | 작은나무 | 2019.05.15 | 225 |
479 | 시 | 착한 갈대 | 강민경 | 2019.05.16 | 110 |
478 | 시 | 정용진 시인의 한시 | 정용진 | 2019.05.17 | 224 |
477 | 시 | 자동차 정기점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21 | 214 |
476 | 시 |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 강민경 | 2019.05.23 | 87 |
475 | 시 | 가는 봄이 하는 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28 | 115 |
474 | 시 | 조개의 눈물 | 강민경 | 2019.05.30 | 148 |
473 | 시 | 철쇄로 만든 사진틀 안의 참새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5.31 | 213 |
472 | 시 | 당신과 약속한 장소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03 | 94 |
471 | 시 |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04 | 121 |
470 | 시 | 빛에도 사연이 | 강민경 | 2019.06.06 | 129 |
469 | 시 | 광야에 핀 꽃 / 필제 김원각 | 泌縡 | 2019.06.07 | 145 |
468 | 시 |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11 | 2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