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휘는 나무
언뜻 보면 굽실거리는 것 같지만
바람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일어선다
비굴이라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네 아비도 어미도 그렇게 하며
너를 키웠고, 저 아름드리 정자나무도
수천만 번을 고개 숙여
숲을 이루었느니
꺾이는 것보다는
굽히는 것이 났고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니
굽히고 일어서고 굽히고
바람이 지쳐 주저앉을 때까지
굽히고서는 것을 반복하는 나무
제 몸에 붙은
수천만의 잎사귀들을 위하여
제 한 목숨 휘는 것이니
626 - 08292014
시
2014.10.01 21:08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조회 수 18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67 | 시 | 내 마음에 꽃이 피네요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12.28 | 153 |
566 | 시 | 낙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6.24 | 153 |
565 | 시 |
아프리카엔 흑인이 없더이다
1 ![]() |
유진왕 | 2022.06.05 | 153 |
564 | 시 | 나는 네가 싫다 | 유진왕 | 2022.03.06 | 153 |
563 | 시 | 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 2017.02.28 | 154 |
562 | 시 | 석양빛 | 강민경 | 2017.07.22 | 154 |
561 | 시 | 황혼에 핀꽃 | 강민경 | 2018.01.04 | 154 |
560 | 시 | 하와이 낙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5.29 | 154 |
559 | 시 | 숨 막히는 거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3.12 | 154 |
558 | 시 | 가슴으로 찍은 사진 | 강민경 | 2018.10.01 | 154 |
557 | 시 | 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 강민경 | 2019.01.01 | 154 |
556 | 시 |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 泌縡 | 2020.04.01 | 154 |
555 | 시 |
토끼굴
1 ![]() |
유진왕 | 2021.08.16 | 154 |
554 | 시 | 7월의 감정 | 하늘호수 | 2016.07.22 | 155 |
553 | 시 | 촛불민심 | 하늘호수 | 2016.12.21 | 155 |
552 | 시 | 건널목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6.14 | 155 |
551 | 시 | 토순이 1 | 유진왕 | 2021.07.18 | 155 |
550 | 시 | 2월 | 하늘호수 | 2016.02.24 | 156 |
549 | 시 | 바퀴벌레 자살하다 | 하늘호수 | 2017.03.30 | 156 |
548 | 시 | 철새 떼처럼 | 강민경 | 2016.09.19 | 1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