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휘는 나무
언뜻 보면 굽실거리는 것 같지만
바람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일어선다
비굴이라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네 아비도 어미도 그렇게 하며
너를 키웠고, 저 아름드리 정자나무도
수천만 번을 고개 숙여
숲을 이루었느니
꺾이는 것보다는
굽히는 것이 났고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니
굽히고 일어서고 굽히고
바람이 지쳐 주저앉을 때까지
굽히고서는 것을 반복하는 나무
제 몸에 붙은
수천만의 잎사귀들을 위하여
제 한 목숨 휘는 것이니
626 - 08292014
시
2014.10.01 21:08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조회 수 182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65 | 시 | 빗물 삼킨 파도 되어-박복수 | 미주문협 | 2017.11.08 | 209 |
564 | 시 | 빈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16 | 123 |
563 | 시 | 빈말이지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1.05 | 288 |
562 | 시 | 비포장도로 위에서 | 강민경 | 2015.08.10 | 431 |
561 | 시 |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11 | 263 |
560 | 시 | 비우면 죽는다고 | 강민경 | 2019.07.13 | 97 |
559 | 시 | 비와의 대화 | 강민경 | 2018.04.08 | 127 |
558 | 시 | 비와 외로움 | 강민경 | 2018.12.22 | 274 |
557 | 시 | 비빔밥 2 | 성백군 | 2015.02.25 | 246 |
556 | 시 |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 泌縡 | 2020.12.05 | 204 |
»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82 |
554 | 시 | 불편한 관계/강민경 | 강민경 | 2018.09.23 | 146 |
553 | 시 | 불타는 물기둥 | 강민경 | 2015.08.03 | 207 |
552 | 시 | 불꽃 나무 | 강민경 | 2015.12.26 | 225 |
551 | 시 | 분수대에서 | 성백군 | 2015.02.25 | 206 |
550 | 시 |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 강민경 | 2015.03.31 | 316 |
549 | 시 |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 하늘호수 | 2016.05.22 | 301 |
548 | 시 | 부활절 아침에/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9.04.14 | 92 |
547 | 시 | 부활 | 성백군 | 2014.04.23 | 264 |
546 | 시 | 부부시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5.13 | 3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