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47 | 시 | 봄의 꽃을 바라보며 | 강민경 | 2018.05.02 | 201 |
446 | 시 | 봄이 왔다고 억지 쓰는 몸 | 하늘호수 | 2017.05.02 | 120 |
445 | 시 |
부르카
1 ![]() |
유진왕 | 2021.08.20 | 107 |
444 | 시 | 부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1.17 | 85 |
443 | 시 | 부부는 밥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2.01.11 | 151 |
442 | 시 | 부부는 일심동체라는데 | 강민경 | 2019.09.20 | 165 |
441 | 시 | 부부시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5.13 | 384 |
440 | 시 | 부활 | 성백군 | 2014.04.23 | 264 |
439 | 시 | 부활절 아침에/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9.04.14 | 93 |
438 | 시 |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 하늘호수 | 2016.05.22 | 301 |
437 | 시 |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 강민경 | 2015.03.31 | 316 |
436 | 시 | 분수대에서 | 성백군 | 2015.02.25 | 209 |
435 | 시 | 불꽃 나무 | 강민경 | 2015.12.26 | 225 |
434 | 시 | 불타는 물기둥 | 강민경 | 2015.08.03 | 207 |
433 | 시 | 불편한 관계/강민경 | 강민경 | 2018.09.23 | 147 |
432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83 |
431 | 시 |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 泌縡 | 2020.12.05 | 205 |
430 | 시 | 비빔밥 2 | 성백군 | 2015.02.25 | 246 |
429 | 시 | 비와 외로움 | 강민경 | 2018.12.22 | 275 |
428 | 시 | 비와의 대화 | 강민경 | 2018.04.08 | 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