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1 19:35

8월은

조회 수 1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8월은 / 성백군
                                                                

한해의 갱년기다
건드리면 폭발할 것만 같은
감정을 삭이는 성숙한 달이다

말복, 입추 지나 처서 접어들면
생각 없이 마구 극성스럽던 더위도
치솟던 분수대의 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뒤돌아 보며 주저앉고, 이제는
성숙을 위해 성장을 멈추어야 하는 때를 아는 것처럼
뻣뻣하던 벼 이삭도 고개를 숙인다

꽃 필 때가 있으면 꽃 질 때도 있듯이
오르막 다음은 내리막
밀물 다음은 썰물
이들이 서로 만나 정점을 이루는 곳, 8월은
불타는 땅, 지루한 비, 거친 바람, 다독이며 고개를 숙이고
가뭄 지역, 수해 매몰지구에 의해
시장에 나온 상처 입은 과일들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생의 반환점이다

버릴 것은 버리고
챙길 것은 챙겨야 한다고
집에서 기르는 누렁이 한 마리
담 그늘 깔고 엎드려 입 크게 벌려 혀 길게 늘어뜨리고
절은 땀 뱉어내느라 헉헉거린다.

   619 - 0805201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6 꽃보다 체리 1 file 유진왕 2021.07.14 181
425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08 181
424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성백군 2014.10.01 182
423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82
422 양심을 빼놓고 사는 강민경 2017.01.16 182
421 등대 사랑 강민경 2018.05.29 182
420 쥐 잡아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27 183
419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12.28 183
418 보내며 맞이하며 헤속목 2021.12.31 183
417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184
416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8 184
415 가을비 성백군 2014.10.24 185
414 그대에게 가고 있네! / 김원각 泌縡 2020.04.16 185
413 출출하거든 건너들 오시게 1 file 유진왕 2021.07.19 185
412 이스터 달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6 185
411 봄꽃, 바람났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1 185
410 황홀한 춤 하늘호수 2016.02.29 186
409 나쁜엄마-고현혜 오연희 2017.05.08 186
408 혀공의 눈 강민경 2017.05.26 186
407 7월의 생각 강민경 2017.07.07 186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