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처마가 뒤집히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하천이 범람한 곳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고

 

허리케인 레인(Lane)이

우리 동네 오하우 * (Oahu)로 떼 지어 몰려오더니

옆집 텃밭을 도랑으로 만들고

김 씨네 화단 화초는

모두 모가지를 분질러 놓았다

 

그래도 다는 아닌지

어린 새싹들은 손대지 않고

해 뜨자 슬그머니 물러간다

그게 인정이라면 인정이고 의리라면 의리랄까

일용직 박 씨는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허물고, 짓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망하고, 흥하고,

허리케인 지나간 후 다시 복구가 시작되듯이

사람 산다는 게 다 그런 것이라며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오하우(Oahu) : 하와이 주(州) 청사와 호놀루루 시(市)가 있는 곳.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1 별 셋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16 15
510 변신을 꿈꾸는 계절에-곽상희 미주문협 2018.03.09 152
509 변곡점 1 file 유진왕 2021.07.16 122
508 벚꽃 file 작은나무 2019.04.05 102
507 벌과의 동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2 104
506 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24 122
505 버리기도 기술입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06 151
504 뱅뱅 도는 생각 하늘호수 2015.11.07 147
503 백화 savinakim 2014.05.13 303
502 배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23 137
501 방하 1 file 유진왕 2021.08.01 134
500 방파제 안 물고기 성백군 2013.10.17 317
499 방파제 강민경 2014.07.08 234
498 밥 타령 하늘호수 2017.12.01 198
497 밤송이 산실(産室) 성백군 2013.11.03 255
496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27
495 밤바다 2 하늘호수 2017.09.23 180
494 밤, 강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30 119
493 밤 공원이/강민경 강민경 2020.05.31 85
492 반쪽 사과 강민경 2014.04.27 339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