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05 06:00

창살 없는 감옥이다

조회 수 28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창살 없는 감옥이다/강민경


아무도
나를
감기라는 죄목을 씌워
감옥 속에 가둔 일 없는데
보이지 않는 이 창살은 어찌해서
내 자유를 구속하는가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애쓰는 딸 보다 앞서는
나 자신의 두려움
아기에게, 어미에게
감기 옮겨 줄까 봐 지은 죄 없이 조심스러워
가까이 갈 수 없는 지척이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감옥이라는 언어만으로도
경계의 눈초리
맵고 싸늘해야 맞는데
스스로 움츠리는 나를  
위로하는
우렁찬 갓난아기의 울음소리

그랬다
이만큼 떨어져 있어도
지척에서 너를 보는 듯
감기님을 내 보내느라
온 힘 쏟아 감옥을 걷어낸다  


  1.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2. 독감정국

  3. 이국의 추석 달

  4. 언덕 위에 두 나무

  5. 한 점 바람

  6. 물의 식욕

  7. 창살 없는 감옥이다

  8. 담쟁이에 길을 묻다

  9. 길 위의 샤워트리 낙화

  10. 빈말이지만 / 성백군

  11. 가을의 승화(昇華)

  12.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3. 구름의 속성

  14. 담 안의 사과

  15.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16. 그 살과 피

  17. 삶의 각도가

  18. 가을비

  19. 감나무 같은 사람

  20.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