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0 05:02

감기 임

조회 수 18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감기 임/강민경

 

                                    

감기임

왜 아직 떠날 생각을 않는지요

심란해 하는 내 혼잣말에

그게 감기 새끼지 어디 감기 임이냐고

그이는 콕 쥐어박는다

 

병원으로, 한방으로 심지어

생강차, 오렌지 주스, 레몬 차,

극진히 대접받고도 뭉그적거리는 궁둥이

걷어차여야 급히 떠날 거라는 그이의 불평을

 

보물단지처럼 떠받들어야 못 이기는 척

떠날 거라며 다독이는 나를, 어리석다며

그걸 아는 놈이면

나도 벌써 감기임이라고 떠받들었을 것이라 한다.

 

한 달 내내 칭얼칭얼 제 입맛대로 주무르다

툭 하면 불구덩이에, 얼음구덩이에 넣었다 꺼냈다

하고도 성에 안 차, 새우등 만드는

뻔뻔한 얼굴을 봐, 그러니 감기 새끼지

 

나에게 당신은 아직 꽃인데

내 여자를 괴롭히는 요 감기 새끼

궁둥이에 불이라도 싸질러

쫓아내야겠다 하는, 그이의 익살에

내 코맹맹이 소리 숨 가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5 여름 낙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8.06 185
404 그대에게 가고 있네! / 김원각 泌縡 2020.04.16 185
403 출출하거든 건너들 오시게 1 file 유진왕 2021.07.19 185
402 이스터 달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6 185
401 도심 짐승들 하늘호수 2017.05.21 186
400 나쁜엄마-고현혜 오연희 2017.05.08 186
399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16 186
398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8 186
397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4.09 186
396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87
395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187
» 감기 임 강민경 2016.04.10 187
393 외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04 187
392 미루나무 잎사귀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23 187
391 기상정보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22 187
390 “혀”를 위한 기도 박영숙영 2018.08.19 188
389 얹혀살기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17 188
388 안아 보고 싶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4.23 189
387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190
386 하늘의 눈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9 190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