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2 | 시 |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 미주문협 | 2017.02.26 | 210 |
311 | 시 | 아침의 여운(餘韻)에 | 강민경 | 2016.03.19 | 210 |
310 | 시 | 단추를 채우다가 | 강민경 | 2016.12.18 | 210 |
309 | 시 | 세상아, 걱정하지 말라 | 강민경 | 2017.10.01 | 210 |
308 | 시 | 영원한 친구라며 그리워하네! / 김원각 | 泌縡 | 2020.09.25 | 210 |
307 | 시 | 바람구멍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7.28 | 210 |
306 | 시 | 낙엽 한 잎 | 성백군 | 2014.01.24 | 211 |
305 | 시 | 그래서, 꽃입니다 | 성백군 | 2014.07.11 | 211 |
304 | 시 | 6월 바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6.17 | 211 |
303 | 시 | 대낮인데 별빛이 | 강민경 | 2017.12.07 | 211 |
302 | 시 | 화장 하던날 1 | young kim | 2021.02.11 | 211 |
301 | 시 | 졸업식은 오월의 함성 | 강민경 | 2018.05.18 | 212 |
300 | 시 |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 강민경 | 2015.12.06 | 213 |
299 | 시 | 꽃 속에 왕벌 | 하늘호수 | 2016.09.28 | 214 |
298 | 시 |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 강민경 | 2018.07.09 | 214 |
297 | 시 | 철쇄로 만든 사진틀 안의 참새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5.31 | 214 |
296 | 시 | 겨울 문턱에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2.03 | 214 |
295 | 시 | 낙화.2 | 정용진 | 2015.03.05 | 215 |
294 | 시 | 내 몸에 단풍 | 하늘호수 | 2016.06.06 | 215 |
293 | 시 | 잡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7.21 | 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