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 없는 감옥이다/강민경
아무도
나를
감기라는 죄목을 씌워
감옥 속에 가둔 일 없는데
보이지 않는 이 창살은 어찌해서
내 자유를 구속하는가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애쓰는 딸 보다 앞서는
나 자신의 두려움
아기에게, 어미에게
감기 옮겨 줄까 봐 지은 죄 없이 조심스러워
가까이 갈 수 없는 지척이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감옥이라는 언어만으로도
경계의 눈초리
맵고 싸늘해야 맞는데
스스로 움츠리는 나를
위로하는
우렁찬 갓난아기의 울음소리
그랬다
이만큼 떨어져 있어도
지척에서 너를 보는 듯
감기님을 내 보내느라
온 힘 쏟아 감옥을 걷어낸다
시
2014.05.05 06:00
창살 없는 감옥이다
조회 수 286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65 | 시 | 겨울바람 | 하늘호수 | 2017.02.19 | 101 |
864 | 시 | 4월에 지는 꽃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02 | 101 |
863 | 시 | 낙화(落花) 같은 새들 | 강민경 | 2017.04.30 | 101 |
862 | 시 | 우리는 마침내 똑같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7.17 | 101 |
861 | 시 | 가을 묵상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9.15 | 101 |
860 | 시 | 벌과의 동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2.12 | 101 |
859 | 시 | 나목에 대해, 경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2.31 | 101 |
858 | 시 | 파리의 스윙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6.22 | 101 |
857 | 시 | Prayer ( 기 도 ) / 헤속목 1 | 헤속목 | 2021.07.27 | 101 |
856 | 시 | 고난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16 | 101 |
855 | 시 | 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07 | 102 |
854 | 시 | 바닷가 금잔디와 나/강민경 | 강민경 | 2020.06.16 | 102 |
853 | 시 | 코로나 현상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9.22 | 102 |
852 | 시 | 윤장로, 건투를 비오 1 | 유진왕 | 2021.08.06 | 102 |
851 | 시 | 전령 1 | 유진왕 | 2021.08.06 | 102 |
850 | 시 | 2024년을 맞이하며 | tirs | 2024.01.02 | 102 |
849 | 시 | 나목의 열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13 | 102 |
848 | 시 | 몸살 앓는 닦달 시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20 | 102 |
847 | 시 | 모둠발뛰기-부부는일심동체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6.15 | 103 |
846 | 시 | 9월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9.10 | 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