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30 | 시 | 고목 속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3.14 | 114 |
829 | 시 | 고무풍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4.22 | 246 |
828 | 시 | 고백 (6) | 작은나무 | 2019.03.14 | 152 |
827 | 시 | 고백(5) /살고 싶기에 | 작은나무 | 2019.08.02 | 148 |
826 | 시 |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 하늘호수 | 2015.07.27 | 285 |
825 | 시 | 고향 흉내 1 | 유진왕 | 2021.07.13 | 86 |
824 | 시 | 공존이란?/강민경 | 강민경 | 2018.08.25 | 122 |
823 | 시 | 곽상희 8월 서신 - ‘뉴욕의 까치발소리’ | 미주문협 | 2017.08.24 | 199 |
822 | 시 | 관계와 교제 | 하늘호수 | 2017.04.13 | 219 |
821 | 시 | 광야(廣野)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2.05 | 197 |
820 | 시 | 광야에 핀 꽃 / 필제 김원각 | 泌縡 | 2019.06.07 | 147 |
819 | 시 | 괜한 염려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1.09 | 114 |
818 | 시 | 구겨진 인생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19 | 84 |
817 | 시 | 구구단 1 | 유진왕 | 2021.07.27 | 99 |
816 | 시 |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 강민경 | 2018.08.02 | 309 |
815 | 시 |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 하늘호수 | 2016.10.20 | 297 |
814 | 시 | 구름의 득도 | 하늘호수 | 2016.08.24 | 180 |
813 | 시 | 구름의 속성 | 강민경 | 2017.04.13 | 293 |
812 | 시 | 국수쟁이들 1 | 유진왕 | 2021.08.11 | 102 |
811 | 시 | 국수집 1 | 유진왕 | 2021.08.12 | 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