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파란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면
잔가지도 흔들렸는데
죽은 나뭇가지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거칠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
꼼짝 않는 새 한 마리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보드라운 깃털 살랑살랑
활짝 열린 날갯짓
잠자는 잔가지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그렇구나
죽은 나무를 살리고 싶은 거였어
산 나무도 새를 품지 못하면 죽은 나무라고
죽은 나무를 흔들어 깨우는 새
죽은 나무를 깨우고 싶어하는 새나
이 풍경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 나나
바람을 등에 업고 살아
검고 앙상한 뼈 드러내고도 잘 견디면
생불 하는 세상
풍파에 흘러내린 내 어깨도
죽은 나무에
생명을 나눠 주는 새처럼
바람을 껴안는다
시
2014.05.19 07:18
죽은 나무와 새와 나
조회 수 465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51 | 시 | 하늘처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9.22 | 102 |
950 | 시 | 하늘의 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6.19 | 197 |
949 | 시 | 하나에 대한 정의 | 강민경 | 2019.07.26 | 129 |
948 | 시 | 하나님의 은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7.30 | 134 |
947 | 시 | 하나님의 선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2.04 | 146 |
946 | 시 | 하나님 경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8.09 | 169 |
945 | 시 | 하나 됨 2 | young kim | 2021.03.10 | 130 |
944 | 시 | 피마자 1 | 유진왕 | 2021.07.24 | 164 |
943 | 시 | 플루메리아 낙화 | 하늘호수 | 2016.07.17 | 236 |
942 | 시 | 풍성한 불경기 | 강민경 | 2015.04.10 | 216 |
941 | 시 | 풍광 | savinakim | 2013.10.24 | 195 |
940 | 시 | 풍경(風磬) 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1.22 | 136 |
939 | 시 |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0.24 | 247 |
938 | 시 | 풋내 왕성한 4월 | 강민경 | 2017.04.06 | 128 |
937 | 시 | 풀잎의 연가 | 강민경 | 2019.01.18 | 136 |
936 | 시 | 풀에도 은혜가 있으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8.24 | 149 |
935 | 시 | 풀루메리아 꽃과 나 | 강민경 | 2016.04.10 | 195 |
934 | 시 | 풀꽃, 너가 그기에 있기에 | 박영숙영 | 2017.09.29 | 208 |
933 | 시 | 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7.09 | 177 |
932 | 시 | 폴짝폴짝 들락날락 | 강민경 | 2018.11.07 | 1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