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1 13:10

나를 먼저 보내며

조회 수 2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를 먼저 보내며/강민경

 

 

       사철 구분 뚜렷함 없이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떨어져 눕는

       하와이, 나뭇잎들도

       옷 갈아입을 때는 안다

 

       그들에게도 겨울은 온다고

       노란 나뭇잎 떨어뜨려

       사람들이, 저를 밟고 걷는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똑같은 소리로

       한국의 단풍 길을 연상케 한다

 

        내가

       어머니 곁에 있겠다고 고집부릴 때

       나를 먼저 보내며 곧 따라오시겠다

       달래시고 하염없이 손 흔들어

       길을 터 주신 그분과 같이

       나무도

       제 살점을 그렇게 떨구어 내겠지!

       가을이면 새로 올 생명을 위해

       먼저 보내고 뒤따르며 감내한

       벗어버릴 수 없는 희생은

 

       허무하고 서운하고 슬픈

       운행(運行) 같지만

       지구의 행복은 더욱, 빛나고

       거룩한 삶인 것이 분명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9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27
308 풋내 왕성한 4월 강민경 2017.04.06 127
307 거룩한 부자 강민경 2017.04.01 163
306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57
305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44
304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102
303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8
302 경칩(驚蟄) 하늘호수 2017.03.07 184
301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83
300 뜨는 해, 지는 해 강민경 2017.02.28 155
299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4
298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차신재 2017.02.23 381
297 겨울바람 하늘호수 2017.02.19 103
296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강민경 2017.02.16 119
295 입춘(立春) 하늘호수 2017.02.15 224
294 파도의 사랑 2 강민경 2017.01.30 126
293 2월의 시-이외수 file 미주문협 2017.01.30 465
292 햇빛 꽃피웠다 봐라 강민경 2017.01.23 137
291 어떤 생애 하늘호수 2017.01.20 188
290 양심을 빼놓고 사는 강민경 2017.01.16 190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