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5 16:26

물속, 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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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 불기둥 / 성백군

 

 

초저녁

알라와이 운하에 뛰어든 가로등 불빛

물이 출렁일수록

불기둥은 일렁거리며 활활 타오른다

 

저건 춤

갈등과 대립을 풀어내는

살풀이춤이다

 

저 둘은 천적이지만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것을

안 것일까

공격과 방어하며 경쟁하는 모습이

죽기 살기로 싸우기만 하는

사람들을 가르친다

 

밤 깊어 갈수록

불길은 거세지만

물 한 방울 태우지 않고 어둠을 걷어내며

내 찌든 마음만 태운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저 둘의 세상은

점점 아름다워진다

 


  1.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2. 살아 있음에

  3.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4. 천고마비

  5.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6.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7. 새 냉장고를 들이다가/강민경

  8. 옛 생각 나서 찾는 바다 / 김원각

  9. 위, 아래 / 성백군

  10. 낙원동에서

  11. 비빔밥

  12. 당신의 소신대로

  13. 고무풍선 / 성백군

  14. 바람의 말씀 / 성백군

  15. 달, 그리고 부부

  16.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17.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18. 자질한 풀꽃들 / 성백군

  19. 해를 물고 가는 새들

  20. 시 /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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