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32 | 시 | 사인(死因) | 하늘호수 | 2016.04.09 | 262 |
831 | 시 | 자연이 그려 놓은 명화 | 강민경 | 2019.09.30 | 262 |
830 | 시 | 아내의 요리 솜씨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2.30 | 262 |
829 | 시 | 6월의 창 | 강민경 | 2014.06.08 | 261 |
828 | 시 | 나의 고백 . 4 / 가을 | son,yongsang | 2015.10.23 | 261 |
827 | 시 | 역사에 맡기면 어떨지 1 | 유진왕 | 2021.07.27 | 261 |
826 | 시 | 종신(終身) | 성백군 | 2014.09.22 | 260 |
825 | 시 |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 강민경 | 2016.10.11 | 260 |
824 | 시 | 바위의 탄식 | 강민경 | 2016.07.07 | 259 |
823 | 시 | 오디 | 성백군 | 2014.07.24 | 257 |
822 | 시 | 내가 사랑시를 쓰는이유 | 박영숙영 | 2015.08.02 | 256 |
821 | 시 | 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 2013.11.03 | 255 |
820 | 시 | 나목의 가지 끝, 빗방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23 | 255 |
819 | 시 | 물속, 불기둥 | 하늘호수 | 2016.07.05 | 254 |
818 | 시 | 나비의 변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3.15 | 253 |
817 | 시 | 꽃, 지다 / 성벡군 | 하늘호수 | 2015.08.10 | 253 |
816 | 시 | 날 저무는 하늘에 노을처럼 | 하늘호수 | 2017.05.15 | 253 |
815 | 시 | 갓길 불청객 | 강민경 | 2013.11.07 | 252 |
814 | 시 | 물웅덩이에 동전이 | 강민경 | 2018.04.19 | 252 |
813 | 시 |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 강민경 | 2015.10.17 | 2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