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6 04:43

미루나무 잎들이

조회 수 32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창밖, 건물과 건물 사이

바람에 몸을 뒤채며 팔랑거리는

미루나무 잎 반짝이는 모양이

다이아몬드가 뻗어 내는 크고 작은

빛 알갱이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

흐렸다가도 맑고

밝았다가도 금방 흐려지는

우리 인생살이를 생각합니다

 

그냥 내게 주어진 만큼만

흔들었으면 좋겠는데

광야 같은 삶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린잎들의 아우성에 고이는 진땀

어떤 이유로도 잉태한

생명은 지켜야 합니다

 

폭풍우든, 실바람이든 기쁨이나 슬픔까지

작은 허물조차

다독여 끌어안도록

세상의 슬기 배우라는 강권은

종종 뇌성벽력 같은 충격으로 부딪치게 되지만

너나 나에게 오히려 보약임을 곧 깨달아

흔드는 바람을 피해 정숙한 삶의 꿈을 꿉니다

 

햇빛 찬란한 아침이 순식간에

검은 구름에 가려져 빗방울 떨구는

변덕에도 흔들림 없이 제 나름대로

희로애락(喜怒哀樂) 다듬는

크고 작은 빛의 미루나무 팔랑거리는 잎들 속에

스민 내 모습 대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0 빗방울에도 생각이 있어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02 122
749 가을 묵상/강민경 강민경 2020.10.06 122
748 황토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19 122
747 봄바람이 찾아온 하와이 / 泌縡 김원각 泌縡 2019.06.15 123
746 숲 속 이야기 하늘호수 2016.07.11 123
745 꽃의 화법에서 강민경 2017.04.20 123
744 사람에게 반한 나무 강민경 2017.07.01 123
743 포스터 시(Foster City)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30 123
742 사랑의 선물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24 123
741 조각 빛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4.01.30 123
740 가을, 물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10 123
739 종아리 맛사지 1 유진왕 2021.08.07 123
738 빈집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16 123
737 성질을 팝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6.22 124
736 침 묵 1 young kim 2021.03.18 124
735 물거울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13 124
734 시간 길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28 124
733 장맛비의 성질/강민경 강민경 2019.10.09 125
732 문학-갈잎의 노래 하늘호수 2020.03.17 125
731 노을처럼 허공을 휘감으리라 - 김원각 泌縡 2020.08.16 125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