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2 | 시 |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려무나 1 | 유진왕 | 2021.08.17 | 90 |
71 | 시 | 조상님이 물려주신 운명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09.28 | 90 |
70 | 시 | 가을 미련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27 | 90 |
69 | 시 |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 강민경 | 2019.05.23 | 89 |
68 | 시 | 날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26 | 89 |
67 | 시 | 꽃 뱀 | 강민경 | 2019.07.02 | 89 |
66 | 시 | 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 강민경 | 2020.09.27 | 89 |
65 | 시 | 가을나무 | 정용진 | 2021.02.11 | 89 |
64 | 시 | 미얀마 1 | 유진왕 | 2021.07.15 | 89 |
63 | 시 | 봄비, 혹은 복음 / 성벡군 | 하늘호수 | 2015.08.18 | 88 |
62 | 시 | 두루미(鶴)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88 |
61 | 시 | 나그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9.14 | 88 |
60 | 시 |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 泌縡 | 2020.10.10 | 88 |
59 | 시 |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2.19 | 87 |
58 | 시 | 가을/ 김원각-2 | 泌縡 | 2021.01.09 | 87 |
57 | 시 | 세상 감옥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5.18 | 87 |
56 | 시 | 산행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03.17 | 87 |
55 | 시 | 낚시꾼의 변 1 | 유진왕 | 2021.07.31 | 87 |
54 | 시 | 산아제한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05 | 87 |
53 | 시 | 들길을 걷다 보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02 | 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