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0 | 시 | 바닷가 금잔디 | 강민경 | 2015.11.28 | 234 |
189 | 시 | 나뭇잎 자서전 | 하늘호수 | 2015.11.24 | 307 |
188 | 시 | 환생 | 강민경 | 2015.11.21 | 219 |
187 | 시 | 빛의 얼룩 | 하늘호수 | 2015.11.19 | 239 |
186 | 시 | 11월의 이미지 | 강민경 | 2015.11.13 | 178 |
185 | 시 | 뱅뱅 도는 생각 | 하늘호수 | 2015.11.07 | 147 |
184 | 시 | 깜박이는 가로등 | 강민경 | 2015.11.06 | 142 |
183 | 시 | 가을비 소리 | 강민경 | 2015.10.29 | 249 |
182 | 시 | 숲 속에 비가 내리면 | 하늘호수 | 2015.10.27 | 228 |
181 | 시 | 찡그린 달 | 강민경 | 2015.10.23 | 165 |
180 | 시 | 나의 고백 . 4 / 가을 | son,yongsang | 2015.10.23 | 261 |
179 | 시 |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 강민경 | 2015.10.17 | 251 |
178 | 시 | 단풍잎 예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10.15 | 228 |
177 | 시 | 여기에도 세상이 | 강민경 | 2015.10.13 | 127 |
176 | 시 |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 차신재 | 2015.10.07 | 294 |
175 | 시 | 10월의 형식 | 강민경 | 2015.10.07 | 201 |
174 | 시 | 황혼 결혼식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10.01 | 370 |
173 | 시 | 숲 속에 볕뉘 | 강민경 | 2015.10.01 | 373 |
172 | 시 |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 오연희 | 2015.10.01 | 537 |
171 | 시 | (동영상시) 나비의 노래 A Butterfly's Song | 차신재 | 2015.09.27 | 3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