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요양원 / 강민경
그 많은 살점을
피눈물로 떼어냈으니
몇 안 남은 잎에 집착함은 당연한 일
금방이라도 떠나고 말 것 같이
분, 초를 다투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피땀 쏟는 가을 나무는
회생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요양원입니다
손발이 천 개여도 모자란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자기를 바친
의사의 치료도 역부족
한 잎 두 잎, 한 사람 두 사람
가까이서 멀리서
가족들이, 동무들이,
날카로운 겨울바람에 찔리지 않으려고
죽을힘 쏟는 그 진동은 겉이 멀쩡해 보이는
나에게도 끝없는
압박,
가슴 파먹는 으스스한 냉기 거둬내지 못해
안달인 발걸음걸음 사이에 어느새 감춰둔
싹 눈의 명확한 해빙은,
새순 짙은 숲에 혈을 이어온 나뭇잎
새로운 봄만이
나무 요양원입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1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34 |
70 | 시 | 오해 | 하늘호수 | 2017.10.12 | 334 |
69 | 시 |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 차신재 | 2016.04.29 | 334 |
68 | 시 | 아름다운 마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1.15 | 335 |
67 | 시 | 멸치를 볶다가 | 하늘호수 | 2016.10.10 | 336 |
66 | 시 | 유실물 센터 | 강민경 | 2015.07.24 | 337 |
65 | 시 |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6.13 | 337 |
64 | 시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강민경 | 2013.10.17 | 338 |
63 | 시 | 무 덤 / 헤속목 | 헤속목 | 2021.05.03 | 338 |
62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39 |
61 | 시 | 반쪽 사과 | 강민경 | 2014.04.27 | 339 |
» | 시 | 나무 요양원 | 강민경 | 2014.01.23 | 340 |
59 | 시 | 잘 박힌 못 | 성백군 | 2014.04.03 | 340 |
58 | 시 | 별 하나 받았다고 | 강민경 | 2014.12.07 | 340 |
57 | 시 | 목백일홍-김종길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7.31 | 345 |
56 | 시 | 무명 꽃/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3.27 | 346 |
55 | 시 | 화장하는 새 | 강민경 | 2016.06.18 | 347 |
54 | 시 | 어느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2.30 | 347 |
53 | 시 | 할리우드 영화 촬영소 | 강민경 | 2015.05.13 | 349 |
52 | 시 | (동영상시) 나비의 노래 A Butterfly's Song | 차신재 | 2015.09.27 | 3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