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아래 / 성백군
어떤 나무든
위, 아래 작은 가지에는
잎들로 가득합니다
윗잎은
자리 자랑인지, 바람에 몸부림인지
수다스럽기 그지없고
아래 잎은 보이는 게 땅뿐이라
주눅 들었는지, 겸손해져서 그런지
과묵합니다
누가 높은 자리
마다하겠습니까마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사
함부로 재단하여 폄 할 일 아닙니다
잠깐 왔다가는 초로 같은 인생
몸부림쳐 봐야 힘만 빠집니다
위, 아래 다 눕히면
수평입니다
배우보다 관객이 되어 보면 어떨까요
1308 - 0811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