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한여름
정오, 길을 나서는데
햇볕이 너무 뜨거워
저절로 그늘만 골라 가게 되더이다
누가 탓하랴마는
마냥 쉬운 길만 찾다 보니
길을 잃게 되고, 길 아닌 길에서
헤매게 되더이다
고난도 지나고 나면 은혜가 되고
기쁨도 거기에 빠지면 불행이 되는데
알면서도 골라가며 살았으니
늙어 막에 꼰대 소리 들을까 두렵습니다
이제라도
내 남은 인생길에 정면승부를 걸겠사오니
아니, 그렇게 정독하게 만들어 주셨사오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를 도와 온유한 사람 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