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7 19:32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조회 수 2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강민경

                                

 

빈손인 것 같지만

생명을 틔우고 거두는

무한 능력의 흙 당신 품에 안기면

언제 어떤 상황이라도 넉넉해서

닮고 싶은 마음 생수처럼 솟칩니다

 

채워지면 채워지는 대로 비워내고

비웠는가 하면 언제부터인지

채워 놓는 어머니 같은 당신 보며

특별히 고맙다거나 칭찬하지 않아도

몇천 년씩이라도 그 모습 그대로인

당신은, 또 나를 이 세상에 낳아

빈칸 하나를 채웠습니다

 

태양을 안고 달을 품어 주시듯

세상과 나를 품고, 다듬으며

햇볕 밝은 낮이나, 어두운 밤이나

그저 기꺼워 어쩔 줄 모르는 당신을

감싸고 돌며 어루만지고 밟아 대면서

특별히

고맙다는 인사 한번 챙긴 일 없지만

 

당신은 너무나 따뜻하고 깊어서

당신 딸이라는 자부심 하나만으로도

나는 감히 당신의 방대한 열정을

가진 듯 기쁩니다, 살든지 죽든지

언제, 어디서 든

흙 당신은 내가 편하게 안길 수 있는

내 어머니 십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5 고목 속내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14 112
824 고무풍선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22 246
823 고백 (6) 작은나무 2019.03.14 151
822 고백(5) /살고 싶기에 file 작은나무 2019.08.02 146
821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72
820 고향 흉내 1 유진왕 2021.07.13 86
819 공존이란?/강민경 강민경 2018.08.25 116
818 곽상희 8월 서신 - ‘뉴욕의 까치발소리’ 미주문협 2017.08.24 195
817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13
816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197
815 광야에 핀 꽃 / 필제 김원각 泌縡 2019.06.07 145
814 괜한 염려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1.09 113
813 구겨진 인생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19 82
812 구구단 1 file 유진왕 2021.07.27 99
811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강민경 2018.08.02 303
810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290
809 구름의 득도 하늘호수 2016.08.24 178
808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89
807 국수쟁이들 1 file 유진왕 2021.08.11 94
806 국수집 1 file 유진왕 2021.08.12 117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