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


                                               이채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뿌리일 게다
뿌리가 빛을 탐하더냐
행여라도 내 삶의 전부가
꽃의 표정이라고는 생각하지 마


꽃이 필 때까지
나는 차가운 슬픔의 눈물이었어
잎이 돋을 때까지
나는 쓰라린 아픔의 몸무림인 걸


알고 있니
나무가 겨울일 때
뿌리는 숨결마저 얼어붙는다는 걸
꽁꽁 얼어버린 암흑 속에서
더 낮아져야 함을
더 깊어져야 함을 깨닫곤 하지


힘겨울수록
한층 더 강인해지는 나를 발견해
그 어떤 시련도
내 꿈을 빼앗아가진 못하지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분명 뿌리일 게다
뿌리가 흙을 탓하더냐
다만 겨울을 견뎌야 봄이 옴을 알 뿐이지 


*이채 시인: 55세. 제 8 시집 ‘’중년의 고백‘’으로 세종도서 문학부문에 선정됨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72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91
871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 file 유진왕 2021.07.18 291
870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90
869 길 위의 샤워트리 낙화 하늘호수 2015.08.30 290
868 물의 식욕 성백군 2013.11.03 289
867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9
866 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2015.01.25 288
865 한 점 바람 강민경 2015.09.25 288
864 이국의 추석 달 하늘호수 2017.10.07 287
863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86
862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6 286
861 새들은 의리가 있다 강민경 2014.07.21 285
860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85
859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84
858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83
857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강민경 2013.12.03 282
856 저 하늘이 수상하다 성백군 2014.08.07 282
855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80
854 나목(裸木) - 2 하늘호수 2017.11.03 280
853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8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