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동에서/ 강민경
마키키* 산 초입에
토란 듬성듬성 자라는 작은 물웅덩이
깊지도 않은데 하늘을 품고
큰 나무와 작은 물고기와 올챙이와
그리고 나까지 끌어안아 버린
보통사람은 짐작도 못 할
사랑의 문신을 새긴
여유와 넉넉함과 평화를 갖춘
낙원동이 있다
예약 없이 찾은 날도
행여 서먹할까 전전긍긍하는
물웅덩이 식구들
하나같이 쉬 쉬, 서두름 없이, 흔들림 없이
내 가슴을 읽어 내며
기쁨이든, 외로움이든 다 내려놓으라며
굳이 하나라는 말
처음을 일깨운다
저마다 간직한 꿈은 고귀한 것
높낮이의 층을 따지지 말자며
서로 감싸주는 뜨거운 가슴의 전율
맨주먹으로 이룬
피땀에 어찌 불화가 있겠느냐며
시시때때로 앞세우는 위로의 말
낙원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작은 물웅덩이의 동네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10 | 시 | 주름살 영광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19 | 111 |
809 | 시 | 재난의 시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1.31 | 112 |
808 | 시 | 가고 있네요 2 | 泌縡 | 2021.03.14 | 112 |
807 | 시 | 밤, 강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1.30 | 113 |
806 | 시 | 소망과 절망에 대하여 | 강민경 | 2018.12.05 | 113 |
805 | 시 | 그래도와 괜찮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7.01 | 114 |
804 | 시 | 엄마 마음 | 강민경 | 2018.06.08 | 114 |
803 | 시 | 적폐청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8.10 | 114 |
802 | 시 | “말” 한 마디 듣고 싶어 | 박영숙영 | 2018.08.22 | 114 |
801 | 시 | 뽀뽀 광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7.31 | 114 |
800 | 시 | 왜 이렇게 늙었어 1 | 강민경 | 2019.12.17 | 114 |
799 | 시 | 괜한 염려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1.09 | 114 |
798 | 시 | 나쁜 사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7.06 | 114 |
797 | 시 | 반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9.14 | 114 |
796 | 시 |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1.18 | 114 |
795 | 시 | 고목 속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3.14 | 114 |
794 | 시 | 다시 돌아온 새 | 강민경 | 2015.09.26 | 115 |
793 | 시 | 생각이 짧지 않기를 | 강민경 | 2017.05.05 | 115 |
792 | 시 | 가는 봄이 하는 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28 | 115 |
791 | 시 | 영원한 꽃이니까요! / 김원각 | 泌縡 | 2020.09.07 | 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