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의리가 있다/강민경
하늘을 이고, 바람을 안고
내 가슴 안으로 들어온 새 한 마리
문지방 넘어들어올 듯, 말 듯
작은 머리 갸웃갸웃 짹짹 짹짹
앙증맞은 목울대 들쑥날쑥 이쪽저쪽 살피는,
나를 붙드는 재롱이 귀엽다
나도, 저도 생김새 다르고
다른 언어를 쓰지만
친해지면, 마음이 통할 것 같아서
모이 조금 나눠 줬더니
다음엔 한 마리 더, 또 다음엔
꽤 여러 마리가 같이 왔다가 같이 떠난다
새는, 작은 머리로도
친구나 이웃을 챙길 줄 아는구나!
모이 그릇이 비워지는 것을 보며
자꾸 지저분해지는 부담스러움
이쯤에서 보내야겠다고 머리 쓰는
나보다
의리를 앞세우는 새들을 보니 부끄럽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러
저 새들을 부러워하는 것인지!
시
2014.07.21 14:20
새들은 의리가 있다
조회 수 285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0 | 시 |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 son,yongsang | 2015.08.14 | 277 |
929 | 시 | 8월은 | 성백군 | 2014.08.11 | 151 |
928 | 시 | 9월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9.10 | 103 |
927 | 시 | 9월이 | 강민경 | 2015.09.15 | 122 |
926 | 시 | C, S, ㄱ, ㄹ. 의 조화(調和)/김원각 | 泌縡 | 2020.12.22 | 130 |
925 | 시 |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8.19 | 195 |
924 | 시 | H2O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1.24 | 239 |
923 | 시 | Prayer ( 기 도 ) / young kim | young kim | 2021.04.04 | 143 |
922 | 시 | Prayer ( 기 도 ) / 헤속목 1 | 헤속목 | 2021.07.27 | 101 |
921 | 시 | tears 1 | young kim | 2021.01.25 | 140 |
920 | 시 | ~끝자락, 그다음은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03.10 | 143 |
919 | 시 | ‘더’와 ‘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01 | 135 |
918 | 시 | “말” 한 마디 듣고 싶어 | 박영숙영 | 2018.08.22 | 114 |
917 | 시 | “혀”를 위한 기도 | 박영숙영 | 2018.08.19 | 199 |
916 | 시 |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 강민경 | 2017.02.16 | 119 |
915 | 시 | 近作 詩抄 2題 | son,yongsang | 2016.09.30 | 266 |
914 | 시 | 가고 있네요 2 | 泌縡 | 2021.03.14 | 112 |
913 | 시 | 가는 봄이 하는 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28 | 115 |
912 | 시 | 가로등 불빛 | 강민경 | 2018.01.14 | 143 |
911 | 시 | 가슴 뜨거운 순간 | 강민경 | 2019.12.06 | 1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