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 하늘 뿌옇게
이제사 동이 터 오건만
도대체 얼마나 일찍 나섰기에
벌써들 문전성시를 이루는 게냐
웬 짐을 그래 많이 가져오기에
조용히 멋있게 착지하지도 못하고
문간에 툭툭 떨어지고 벌러덩 나뒹굴고
너희들 들어오는 모습 반기느라
해 돋는 것도 잊었다
그랴, 눈 동그랗게 뜨고서는
망설임 없이 또 길을 나서는
아니, 제트기처럼 갑판을 밖차는 네가
오늘 마음둔 곳이 어딘지
나도 이번엔 한 번 따라가 보고프다
울타리 넘어 아스라히
희망을 그리며
한 점으로 명멸할 때까지
난 네 무사 귀환을 빈다
밥 벌어오라 내모는 마눌도
등록금 보채는 새끼도 없으련만
그렇게 진지하고 충직하게
아니, 우직하게 사는 삶은
어디서 배운 것인지
오늘도 붕붕거리는 네 모습
난 그저 경외로울 뿐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966 | 시 | 초승달이 바다 위에 | 강민경 | 2014.01.04 | 418 |
| 965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216 |
| 964 | 시 |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 2014.01.17 | 282 |
| 963 | 시 | 나무 요양원 | 강민경 | 2014.01.23 | 339 |
| 962 | 시 | 낙엽 한 잎 | 성백군 | 2014.01.24 | 210 |
| 961 | 시 | 강설(降雪) | 성백군 | 2014.01.24 | 165 |
| 960 | 시 | 문자 보내기 | 강민경 | 2014.02.03 | 365 |
| 959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37 |
| 958 | 시 | 2월 | 이일영 | 2014.02.21 | 164 |
| 957 | 시 | 몽돌과 파도 | 성백군 | 2014.02.22 | 379 |
| 956 | 시 | 태아의 영혼 | 성백군 | 2014.02.22 | 188 |
| 955 | 시 | 낙원동에서 | 강민경 | 2014.02.23 | 245 |
| 954 | 시 |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 강민경 | 2014.02.25 | 241 |
| 953 | 시 | 길동무 | 성백군 | 2014.03.15 | 196 |
| 952 | 시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276 |
| 951 | 시 | 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 2014.03.15 | 203 |
| 950 | 시 | 봄 날 | 이일영 | 2014.03.21 | 205 |
| 949 | 시 | 회귀(回歸) | 성백군 | 2014.03.25 | 217 |
| 948 | 시 |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 이승욱 | 2014.03.26 | 699 |
| 947 | 시 | 지상에 내려온 별 | 강민경 | 2014.04.03 | 202 |
등록금 보채는 새끼도 없으련만
그렇게 진지하고 충직하게
아니, 우직하게 사는 삶은
어디서 배운 것인지
오늘도 붕붕거리는 네 모습
난 그저 경외로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