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참다 참다 못 해
꽃봉이 터졌다
검은 가지 위 쌓인 눈 헤치고
빨간 입술을 내밀었다
사춘기 소녀의 유두 같은 것
햇볕은 탐하지 말라
바람아 못 본 채 해라.
두고 떠나가야 하는 눈(雪)은
제풀에 눈물짓는다.
참지 조금만 더 참지
임 바라기에 환장한 것 같이.
벌 나비는 입질도 않는데
어쩌자고 속내를 다 드러냈나
눈물 속에서 얼음 깨물고도
잎 벌린 거부할 수 없는 삶
봄맞이 앞장서서
할미꽃진달래유채꽃산수유개나리벚꽃
줄줄이 오는 길 다 터 놓았으니
내 백발도 검어지려나, 나도
신방 한 번 더 차려도
되겠니?
582 - 02192014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89 | 시 | (동영상시) 어느 따뜻한 날 One Warm Day | 차신재 | 2016.12.01 | 74697 |
988 | 시 |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 차신재 | 2016.02.25 | 1954 |
987 | 시 | 6월의 언덕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6.16 | 797 |
986 | 시 |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 이승욱 | 2014.03.26 | 699 |
985 | 시 | 4월의 시-박목월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4.02 | 698 |
984 | 시 |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 오연희 | 2016.02.01 | 623 |
983 | 시 |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 차신재 | 2015.08.09 | 590 |
982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560 |
981 | 시 |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 차신재 | 2015.08.20 | 557 |
980 | 시 | 늦가을 빗길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2.11.08 | 556 |
979 | 시 | 듬벙 관람요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1.10 | 540 |
978 | 시 |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 오연희 | 2015.10.01 | 537 |
977 | 시 |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 차신재 | 2015.09.01 | 532 |
976 | 시 | 찔래꽃 향기 | 성백군 | 2014.07.11 | 518 |
975 | 시 |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 하늘호수 | 2016.05.02 | 517 |
974 | 시 | 산 닭 울음소리 | 성백군 | 2014.06.23 | 505 |
973 | 시 | 죽은 나무와 새와 나 | 강민경 | 2014.05.19 | 465 |
972 | 시 | 2월의 시-이외수 | 미주문협 | 2017.01.30 | 465 |
971 | 시 | 외로운 가로등 | 강민경 | 2014.08.23 | 460 |
970 | 시 | 3월-목필균 | 오연희 | 2016.03.09 | 4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