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30 17:19

바퀴벌레 자살하다

조회 수 15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퀴벌레 자살하다 / 성백군

 

 

죽었다

아침에 보니

식탁 위 물그릇에 담가놓은 꿀단지 앞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 자살했다

우리도

단것만 좋아하다 보면

저리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법

누가 밀어 넣은 게 아니다

밤새도록 단지 뚜껑을 핥으며 애쓰다가

()이 넘쳐서 스스로 뛰어든 것일 게다

 

단것이 꿀뿐이겠는가

부도, 명예도, 권세도, 기호도, 무엇이든

욕심이 과한 자에게는 다 단것이 되는 것을

자살한 것은 바퀴벌레만이 아니다

체면과 도덕과 윤리와 양심을 잃어버린

사람들 안에 있는 또 다른 사람

나에게는 없는가?

바퀴벌레, 그 주검이 징그럽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45 하나에 대한 정의 강민경 2019.07.26 127
544 대숲 위 하늘을 보며 2 강민경 2019.07.24 217
543 파도 강민경 2019.07.23 91
542 이상기온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23 213
541 단풍 낙엽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9.07.16 351
540 비우면 죽는다고 강민경 2019.07.13 97
539 5월에 피는 미스 김 라일락 (Lilac)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7.10 107
538 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9 174
537 꽃 뱀 강민경 2019.07.02 84
536 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2 270
535 산그늘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7.01 75
534 산그늘 정용진 2019.06.30 109
533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7 201
532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9.06.26 149
531 운명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25 80
530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116
529 설산을 안고 앵두 빛 동심을 찾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248
528 두루미(鶴)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84
527 바람, 나무, 덩굴나팔꽃의 삼각관계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117
526 기회 작은나무 2019.06.22 193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