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8 02:17

나쁜엄마-고현혜

조회 수 1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가 있는 아침] 나쁜 엄마

나쁜 엄마
-고현혜(1964~) 


이런 엄마는 나쁜 엄마입니다.
 
뭐든지 맛있다고 하면서 찬밥이나 쉰밥만 드시는
옷이 많다고 하면서 남편의 낡은 옷까지 꿰매 입는
아픈 데가 하나도 없다고 하면서 밤새 끙끙 앓는 엄마.  
 
한평생 자신의 감정은 돌보지 않고
왠지 죄의식을 느끼며
낮은 신분으로 살아가는 엄마.  
(…)
자식을 위해 모두 헌신하고
더 줄 게 없어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뜬 채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엄마는 정말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
난 여러분께 나의 나쁜 엄마를 고발합니다. 



고현혜, 타냐 고 시인은 미국 LA에 사는 코리안 아메리칸 1.5세 시인이다. 어릴 때 미국에 이민 가서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시를 쓴다.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그리움이 많다. 재작년 서울에 왔을 때 타냐의 시에 나오는 ‘나쁜 엄마’는 사실 우리 한국인이 생각하는 희생적인 ‘좋은 엄마’가 아니냐고 말하고 웃었다. 정말 왜 우리는 늘 자식들에게 죄의식을 느끼는 거지? 그들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이 험한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게 미안해서 늘 죄의식을 느끼는 거 아닐까? 20세기식 엄마는 이제 가도 좋으련만.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나쁜 엄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2 사람 잡는 폭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25 136
411 사람에게 반한 나무 강민경 2017.07.01 126
410 사랑(愛)…, 사랑(思)으로 사랑(燒)에…사랑(覺)하고….사랑(慕)한다……(1) 작은나무 2019.04.07 170
409 사랑은 그런 것이다/강민경 강민경 2018.10.14 132
408 사랑은 미완성/강민경 강민경 2018.08.29 332
407 사랑의 미로/강민경 강민경 2019.01.07 215
406 사랑의 선물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24 127
405 사랑의 흔적 하늘호수 2017.11.18 175
404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윤혜석 2013.11.01 412
403 사막은 살아있다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25 155
402 사막의 돌산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30 109
401 사망보고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1 173
400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04 123
399 사생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12 203
398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103
397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50
396 사인(死因) 하늘호수 2016.04.09 262
395 산 닭 울음소리 성백군 2014.06.23 505
394 산그늘 정용진 2019.06.30 111
393 산그늘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7.01 76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