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30 | 시 | 늙은 등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1.14 | 172 |
329 | 시 | 눈높이대로 | 강민경 | 2016.02.16 | 191 |
328 | 시 | 눈[目]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3.31 | 139 |
327 | 시 |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2.19 | 84 |
326 | 시 |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3.11 | 177 |
325 | 시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백(4)- | 작은나무 | 2019.04.27 | 173 |
324 | 시 | 누구를 닮았기에/강민경 | 강민경 | 2015.04.05 | 394 |
323 | 시 | 누가 너더러 1 | 유진왕 | 2021.08.15 | 74 |
322 | 시 | 노을처럼 허공을 휘감으리라 - 김원각 | 泌縡 | 2020.08.16 | 125 |
321 | 시 | 노숙자의 봄 바다 | 강민경 | 2018.04.11 | 229 |
320 | 시 | 노숙자 | 강민경 | 2013.10.24 | 240 |
319 | 시 | 노년의 삶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2.06 | 125 |
318 | 시 | 네 잎 클로버 | 하늘호수 | 2017.11.10 | 167 |
317 | 시 | 넝쿨 터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6.11 | 142 |
316 | 시 | 넝쿨 터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2.17 | 142 |
315 | 시 | 넝쿨 선인장/강민경 | 강민경 | 2019.06.18 | 166 |
314 | 시 | 너의 유혹에 빨려드는 나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20.06.12 | 207 |
313 | 시 | 너무 예뻐 | 강민경 | 2017.10.14 | 244 |
312 | 시 | 너무 먼 하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7 | 169 |
311 | 시 |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 | 강민경 | 2016.01.09 | 1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