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아름다워 / 성백군
어둠을 밀어내며
자욱한 안개비가 앞산에서 내려옵니다
이제는 괜찮다고 어서 일어나라고
새벽을 두드립니다
십일 층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눈앞 고개 숙인 가로수들은
감사 기도드리는지 정물인 듯 조용하고
멀리 다이야몬드 헤드 산기슭 따라 돌아가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숲 속을 빠져나와
죽을힘을 다해 졸음에 겨운 내 눈꺼풀을 꼬집습니다
아침입니다. 바람 재우고 비 쫓아내고
먼 산 산마루 넘어오는 저 붉은 해
지난밤 허리케인 “아나” 가 온다고
슈퍼마다 생필품이 동이 났다는 인간사 야단법석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도 시침을 떼는지
말 한마디 않고 환한 빛만 쏟아냅니다
새날이 왔다고
출근길 서두르는 사람들
어제가 언제 있었냐는 듯
도로는 여전히 러시아워로 붐비고, 자동차 기적은
승리를 구가하는 나팔소리 같습니다
636 - 10222014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28 | 시 |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1.07 | 197 |
627 | 시 | 광야(廣野)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2.05 | 197 |
626 | 시 | 길동무 | 성백군 | 2014.03.15 | 196 |
625 | 시 | “혀”를 위한 기도 | 박영숙영 | 2018.08.19 | 196 |
624 | 시 | 도심 짐승들 | 하늘호수 | 2017.05.21 | 196 |
623 | 시 | 대낮인데 별빛이 | 강민경 | 2017.12.07 | 196 |
622 | 시 | 아름다운 잎사귀로 남고 싶습니다 / 김원각 | 泌縡 | 2020.07.06 | 196 |
621 | 시 | 파도에게 당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2.10 | 196 |
620 | 시 | 용서를 구해보세요 김원각 2 | 泌縡 | 2021.02.28 | 196 |
619 | 시 | 쉼터가 따로 있나요 | 강민경 | 2016.05.28 | 195 |
618 | 시 |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8.19 | 195 |
617 | 시 | 저 건너 산에 가을 물드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12.04 | 195 |
616 | 시 | 시詩 안에 내가 함께 있으니까요 - 김원각 | 泌縡 | 2020.03.13 | 195 |
615 | 시 | 초여름 스케치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2.06.08 | 195 |
614 | 시 | " 이제 알았어요 " " NOW I KNOW " | young kim | 2021.03.23 | 195 |
613 | 시 | 풍광 | savinakim | 2013.10.24 | 194 |
612 | 시 | 시간은 내 연인 | 강민경 | 2014.09.14 | 194 |
611 | 시 | 슬픈 인심 | 성백군 | 2015.01.22 | 194 |
610 | 시 |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 강민경 | 2016.03.11 | 194 |
609 | 시 | 세월 측량하기 / 성백군 3 | 하늘호수 | 2022.12.20 | 1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