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동에서/ 강민경
마키키* 산 초입에
토란 듬성듬성 자라는 작은 물웅덩이
깊지도 않은데 하늘을 품고
큰 나무와 작은 물고기와 올챙이와
그리고 나까지 끌어안아 버린
보통사람은 짐작도 못 할
사랑의 문신을 새긴
여유와 넉넉함과 평화를 갖춘
낙원동이 있다
예약 없이 찾은 날도
행여 서먹할까 전전긍긍하는
물웅덩이 식구들
하나같이 쉬 쉬, 서두름 없이, 흔들림 없이
내 가슴을 읽어 내며
기쁨이든, 외로움이든 다 내려놓으라며
굳이 하나라는 말
처음을 일깨운다
저마다 간직한 꿈은 고귀한 것
높낮이의 층을 따지지 말자며
서로 감싸주는 뜨거운 가슴의 전율
맨주먹으로 이룬
피땀에 어찌 불화가 있겠느냐며
시시때때로 앞세우는 위로의 말
낙원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작은 물웅덩이의 동네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12 | 시 | 시 / 바람 3 | son,yongsang | 2017.09.04 | 252 |
811 | 시 | 글 쓸 때가 더 기쁘다 / 김원각 | 泌縡 | 2020.06.27 | 252 |
810 | 시 | 우수(雨水)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03.03 | 252 |
809 | 시 | 달, 그리고 부부 | 하늘호수 | 2016.10.02 | 251 |
808 | 시 | 나 같다는 생각에 | 강민경 | 2015.07.13 | 251 |
807 | 시 | 7월의 유행가 | 강민경 | 2015.07.28 | 251 |
806 | 시 |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 강민경 | 2016.04.30 | 251 |
805 | 시 | 3시 34분 12초... | 작은나무 | 2019.03.21 | 251 |
804 | 시 | 옷을 빨다가 | 강민경 | 2018.03.27 | 250 |
803 | 시 |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8.04.02 | 250 |
802 | 시 | 가을비 소리 | 강민경 | 2015.10.29 | 249 |
801 | 시 | 작은 꽃 | 강민경 | 2017.11.26 | 249 |
800 | 시 | 설산을 안고 앵두 빛 동심을 찾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249 |
799 | 시 | 해를 물고 가는 새들 | 강민경 | 2014.07.02 | 248 |
798 | 시 | 당신의 소신대로 | 강민경 | 2015.03.15 | 248 |
797 | 시 | 너무 예뻐 | 강민경 | 2017.10.14 | 248 |
796 | 시 | 옛 생각 나서 찾는 바다 / 김원각 | 泌縡 | 2020.07.29 | 248 |
795 | 시 | 자질한 풀꽃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23 | 248 |
794 | 시 |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 강민경 | 2016.10.01 | 247 |
793 | 시 |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12 | 2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