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물고 나는 새들/ 강민경
해가 너무 맑아
저절로 상이 구겨지는
아침
이런 내가 맘에 걸렸는가!
새 한 마리
배란다 창살에 앉아 짹짹 짹짹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나 왔어요. 반갑지요. 제 할 말만 하고
대답도 하기 전에 꽁지 빠지게
해를 물고 달아난다
뉘 집 내 집 모두
벽 한 칸 사이 두고 살면서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고
어쩌다 마주치는 시선도 피하는
요즘 인심을 잊게 해준 네가
아주 반가워 네 뒤를 따라간다
아득하지만, 푸른 하늘을 보고
멀리서 눈 맞춰 오는
푸른 산 숲에 가려 반쯤 보이는
집안을 궁금해하는데
맑은 햇살 어느새 어깨를 감싸며
서두르면 너도, 저 새의
햇살을 안고 날 수 있다고 부추긴다
시
2014.07.02 10:31
해를 물고 가는 새들
조회 수 248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72 | 시 | 초승달이 바다 위에 | 강민경 | 2014.01.04 | 420 |
971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216 |
970 | 시 |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 2014.01.17 | 296 |
969 | 시 | 나무 요양원 | 강민경 | 2014.01.23 | 340 |
968 | 시 | 낙엽 한 잎 | 성백군 | 2014.01.24 | 211 |
967 | 시 | 강설(降雪) | 성백군 | 2014.01.24 | 165 |
966 | 시 | 문자 보내기 | 강민경 | 2014.02.03 | 365 |
965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39 |
964 | 시 | 2월 | 이일영 | 2014.02.21 | 169 |
963 | 시 | 몽돌과 파도 | 성백군 | 2014.02.22 | 380 |
962 | 시 | 태아의 영혼 | 성백군 | 2014.02.22 | 190 |
961 | 시 | 낙원동에서 | 강민경 | 2014.02.23 | 245 |
960 | 시 |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 강민경 | 2014.02.25 | 241 |
959 | 시 | 길동무 | 성백군 | 2014.03.15 | 196 |
958 | 시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277 |
957 | 시 | 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 2014.03.15 | 204 |
956 | 시 | 봄 날 | 이일영 | 2014.03.21 | 209 |
955 | 시 | 회귀(回歸) | 성백군 | 2014.03.25 | 217 |
954 | 시 |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 이승욱 | 2014.03.26 | 699 |
953 | 시 | 지상에 내려온 별 | 강민경 | 2014.04.03 | 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