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89 | 시 | 싱크대 안 그리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7.30 | 6 |
988 | 시 | 길바닥에 고인 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7.23 | 9 |
987 | 시 | 적토(積土)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7.09 | 12 |
986 | 시 | 별 셋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7.16 | 12 |
985 | 시 | 꽃가루 알레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11 | 28 |
984 | 시 | 나뭇잎 파동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18 | 29 |
983 | 시 | 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25 | 29 |
982 | 시 | 가지 끝 나뭇잎 하나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7.02 | 29 |
981 | 시 | 신록의 축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04 | 38 |
980 | 시 | 그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2 | 44 |
979 | 시 | 꽃은 다 사랑이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14 | 55 |
978 | 시 | 호수 위에 뜨는 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8 | 61 |
977 | 시 | 낙화의 품격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6.08 | 64 |
976 | 시 | 봄 그늘 | 하늘호수 | 2018.03.21 | 66 |
975 | 시 | 정월 대보름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05 | 69 |
974 | 시 |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 강민경 | 2019.05.04 | 69 |
973 | 시 | 파도의 고충(苦衷)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1.27 | 69 |
972 | 시 | 참회 1 | 유진왕 | 2021.07.22 | 69 |
971 | 시 | 저 흐느끼는 눈물 - 김원각 | 泌縡 | 2020.02.27 | 70 |
970 | 시 | 우리 모두가 기쁘고, 행복하니까!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12.07 | 71 |